시간은 돈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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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가영]

‘시간은 돈이다’란 속담이 있다. 시간이 사람들의 생활에서 매우 소중한 가치, 즉 ‘돈’과 비교될 수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은행 등 금융 기관을 이용한다. 이곳에 돈을 맡기거나 빌려 쓴다. 이 때 돈을 오래 맡길수록 더 많은 이자를 받는다.

이자는 바로 원금을 맡긴 ‘시간에 대한 대가’라 할 수 있다.

우리 생활에서 ‘시간이 돈’이 되는 경우는 아주 많다.

비행기 요금이 기차 요금보다 비싸고, 기차 가운데 속도가 빠른 KTX 요금이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요금보다 더 비싸다. 빠른 이동수단은 돈을 더 내더라도 시간을 절약하려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만족시킨다.

이용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받는 ‘차등 요금제’도 여러 분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영화관은 보통 주말이나 휴일, 그리고 오후에 관람객이 몰린다.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에 인기 있는 영화를 보려면 예약해야 한다.예약 한다는 것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극장 입장에선 한꺼번에 몰려와 놓치는 손님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조조할인’이다. 이른 아침에 관람객이 드물 때 영화를 관람하면 값을 깎아 주는 것이다.

차등 요금제는 이용자가 적은 시간대에 요금을 깎아 주는 것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엔 보통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 더 많은 요금을 내는 철도 요금이 그 예다.

홈쇼핑 업체들은 하루 중 판매가 잘 안 되는 시간대에 물건을 사면 상품권을 주는 등 ‘타임 서비스’로 고객 모으기에 나서기도 한다.현대 생활에서 시간은 바로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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