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9월 보스턴심포니 음악감독 취임 25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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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 (小澤征爾.63)가 오는 9월 '오케스트라의 귀족' 으로 불리는 보스턴심포니 (BSO) 음악감독에 취임한지 25주년을 맞는다.

이는 현존하는 세계 메이저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중 최장수기록으로 '뮤지컬 아메리카' 지는 연초 오자와를 '올해의 음악인' 으로 선정했다.

오자와는 오는 9월23일 98 - 99시즌 개막공연에 이어 27일 보스턴 중앙공원에서 열리는 야외음악회에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을 지휘할 예정. 이곡은 보스턴심포니 회원이 시즌 오픈 레퍼토리로 선정한 작품. 또 오자와의 음악인생을 담은 책이 올 가을 출간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오자와는 이번 시즌에 일본을 소재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을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지휘한다.

'나비부인' 은 소프라노 파울라 델리가티,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가 출연,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또 11월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25주년 축하공연에서는 말러의 '대지의 노래' ,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 바르톡의 '이상한 중국인' 등 자신의 '히트곡' 을 선보일 예정. 내년 7월4일에는 보스턴 찰스강변에서 보스턴팝스 야외음악회를 처음 지휘한다.

오자와가 '장수' 를 누리고 있는 비결은 물론 그의 뛰어난 음악성 때문. 그러나 일본인들의 열성적인 후원도 작용한다.

내년 봄 보스턴심포니의 중국.일본 순회공연은 일본 NEC가 후원기업으로 나섰다.

35년 중국 센양 (瀋陽) 태생인 오자와는 일본의 명문 도호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나 손가락 부상 때문에 지휘로 전공을 바꾸어 59년 브장송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카라얀의 총애를 받은 그는 73년 마이클 틸슨 토마스, 콜린 데이비스와 경합을 벌인 끝에 보스턴의 13대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현대음악과 베를리오즈.라벨 연주에 정평이 나있으며 뛰어난 악보암기력에다 화려하고도 유연한 지휘가 일품. 그러나 피상적인 해석으로 음악적 깊이가 부족하다는 게 흠이다.

1881년에 창설된 보스턴심포니는 빈 무지크페라인홀.암스텔담 콘서트헤보홀과 함께 '세계3대 콘서트홀' 로 손꼽히는 보스턴심포니홀 (2천6백25석)에 상주하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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