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G 첫 지분 맞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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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재계의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와 LG가 5대 그룹중 처음으로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주목을 끌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삼성동) 을 운영하고 있는 한무개발 지분 18.5%를 2백9억원을 받고 LG건설측에 넘겼다.

한무개발 주식은 총 6백86만주로 그동안 한국무역협회가 40.3%, LG건설이 35%, 현대산업개발이 18.5%를 보유한 채 LG측이 위탁운영 방식으로 경영해왔다.

LG측은 이번 거래를 통해 현대의 한무개발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총 53.5%의 지분을 장악해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의 한무쇼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운영업체) 지분 19.7%를 총 2백13억원에 매입했다. 한무쇼핑은 무협이 45.9%, 정몽근 (鄭夢根) 금강개발산업회장이 32.4%, LG엔지니어링이 19.7%의 지분을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측은 이번 양대 그룹간의 지분교환을 통해 정몽근 회장이 최대주주 (지분 52.0%) 로 부상했다.

현대와 LG 관계자는 "그동안 위탁경영을 해온 한무쇼핑과 한무개발의 사업성이 떨어져 책임경영의 필요성이 제기돼온 데다 수익성 없는 주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분 맞교환이 이뤄졌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양대그룹의 지분교환으로 한무개발.한무쇼핑의 최대주주였던 무역협회는 2대주주로 떨어지게 됐다.

무협 관계자는 "양대그룹이 두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해와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고 말하고 "그러나 현대와 LG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회장단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후 처리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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