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12월 귀국놓고 방송사 땡볕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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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승희와 박찬호. 97년 이들이 잠시 귀국했을 때 공중파 3사는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화제의 인물 = 시청률 보장' 관념 때문이었다.

골프계의 여왕 박세리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하다.

12월초 약 1주일간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 .벌써 SBS와 KBS출연 일정이 잡혔다. 그야말로 '여왕' 대접이다.

이남기 SBS 예능국장은 27일 "박세리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대성기획과 합의해 12월초 SBS의 2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 고 밝혔다.

출연 프로는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와 '주병진 데이트라인' 이 후보다.

KBS의 경우 2TV '조영남, 황현정의 이야기 콘서트' 등 2개 프로에 나올 예정. 출연료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준은 지난해 박찬호의 한 프로 5천달러 출연료. 여기에 박세리의 인기도가 얼마만큼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 국내 경제사정 악화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경쟁대열에 MBC는 빠져 있다.

지석원 MBC 예능국장의 설명으로는 "적극 섭외할 생각은 없다.

짧은 기간에 여러 채널에서 같은 사람이 나오면 흥미가 떨어진다" 는 것. 그렇다면 박세리의 TV출연 건은 중계권 문제와는 달리 방송사간 갈등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박세리 경기 중계경쟁은 가관이었다.

당초 KBS와 MBC가 중계 의사를 보이지 않아 SBS가 단독 중계권을 얻었던 것. 그러다 박세리의 주가가 치솟자 8월13일의 브리티시 오픈등 SBS가 계약하지 않은 2개 경기를 MBC가 차지해 버렸다.

입씨름은 계속됐다. SBS는 "우리가 20여 게임을 6만달러에 계약한 반면 MBC는 2게임 중계권을 2만5천달러에 사들였다" 며 외화낭비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금도 그 갈등은 이어져 방송협회가 해결방안을 내놔야 할 처지. 박세리 출연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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