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골프 개막]'폭풍의 그린' 점령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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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일랜드 해에서 불어오는 강풍은 최고 시속이 65㎞가 넘었다. 홀컵의 핀들은 바람을 이기지 못해 절로 휘어졌다.

그냥 서 있기조차 어려운 폭풍 속에서는 세계최고 골퍼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세계최고의 골프경기 제127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가 16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골프클럽 (파70.길이 7천18야드)에서 시작됐다.

'바람과의 전쟁' 이란 별명답게 이번 대회는 연습라운드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강풍이 불어닥치며 1백56명의 세계 정상 골퍼들의 기량을 시험했다.

출전 선수들은 '그냥 걸어나가기도 어려운' 바람 속에서 파를 잡기 위해 고전에 고전을 거듭해야 했다.

골프 최고의 장타자 타이거 우즈도 맞바람이 부는 7번 홀에서 3번 아이언으로 1백57야드밖에 날리지 못했다.

우즈는 1백77야드의 이 홀에서 세차례의 연습라운드 중 단 한번도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했다.

95년 우승자 톰 레이먼은 4백10야드 2번 홀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사용했지만 2온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영국의 리 웨스트우드는 "US오픈이 열렸던 올림픽 클럽보다 어려운 것 같다" 며 "4라운드 동안 파만 유지하면 우승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올 시즌 모두 일곱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영국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웨스트우드는 바람이 강한 영국 골프장에 가장 적응력이 높아 미국골프의 대표주자 우즈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최근 허리부상으로 고전했던 우즈 역시 통증이 가라앉으며 이번 대회에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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