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프로는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는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원제 Career Management for the Creative Person
리 실버 지음, 이영주 옮김
예영 커뮤니케이션, 584쪽, 2만5000원

“잡지 ‘워킹우먼’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가지고 싶어했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단지 8%일 뿐이다”(127쪽). 경력관리의 노하우를 담은『프로는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가 들려주듯 거의 모든 사람이 지금의 삶과 직업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만든 이 책은 삶의 방식은 의외로 넓고 다양할 수 있음을 깨우쳐주는 일화들을 들려준다. 다음에 소개하는 ‘서양판 새옹지마’는 그 중의 하나.

웰리 아모스란 사람의 직업은 연예인 스카우트 담당자였다. 문제는 그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은 쿠키 굽는 일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페이머스 아모스 쿠키’란 이름의 가게를 열어 초장에는 그런대로 잘 나갔으나 이내 쫄딱 망했다.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한 시점에서 ‘노 네임 쿠키’(이름없는 쿠키)란 이름으로 재기하려 했으나 또 망했다. 여러 번 실패한 그는 지금 행복하다. 실패담을 책으로 써 유명해졌고, 그 덕에 인기 연사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2001년 미국 경제경영서 부문 우수도서라는 이 책은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는 방식을 펼쳐보인다. 직장인이든, 프리랜서든 창조적인 사람들(세상의 모든 이들이 알고 보면 창조적이다!)이 만족스러운 직업과 일자리를 갖도록 조언하는 것이다. 방식은 정답을 보여주며 고답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사례 중심의 컨설팅을 귓속말로 전해주는 식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책이 ‘저 높은 곳을 향하여’의 입신양명을 말하는게 아니라 가치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행운아라고 수군댔던 할리우드 제작자를 내팽개치고 보수가 적지만 스트레스 없고 행복한 중소기업으로 옮긴 여성의 스토리 등이 그렇다. 미국의 사례들이라서 약간의 문화적 거리감이 없지 않지만, 취업 예비생이나 직장생활자·자영업자 누구라도 편안하게 읽어볼 만하다.

조우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