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상수원 불법 별장·업소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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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내 농지를 불법전용해 호화별장을 꾸미거나 허가없이 카페 등을 차려 영업해오다 무더기로 적발된 사건은 온 국민이 국제통화기금 (IMF) 고통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을 때도 일부 부유층 인사들은 불법.탈법을 태연히 일삼는 등 도덕불감증에 빠져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마라톤 영웅' 황영조씨. 서울송파구오금동에 사는 그는 96년 9월 오금동에서 누나와 함께 개발제한지역인 경기도남양주시수석동으로 위장전입한 뒤 농지 4백평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30평으로 제한된 외지인 건축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현지주민 李모 (52) 씨의 명의를 5백만원에, 鄭모 (41.여) 씨의 이축권을 4천5백만원에 사들여 이들 명의로 건축허가와 준공검사를 받아 지난해 12월 연건평 80평 규모의 2층짜리 목조주택을 완공했다.

黃씨는 지난해 12월 주택을 일반음식점으로 용도변경, '베이스 캠프' 라는 호화카페로 꾸민 뒤 지난 5월 카페 주변 농지 3백여평에 잔디를 깔아 조경을 끝냈다.

북한강변을 배경으로 1천여평 안팎의 궁전같은 별장을 소유한 대기업 사장 가족들은 좀더 나은 경치를 즐기기 위해 농지와 임야를 마구잡이로 훼손한 경우가 대부분. 특히 신한종합건설 사장 부인 김정애 (金貞愛.53) 씨는 지난 3월 경기도양평군강하면성덕리의 6천2백평짜리 별장 정원 3천여평에 잔디와 조경수를 심고 축사를 지어 당국에 의해 고발됐으나 시정조치 지시를 묵살해 왔다.

또 의류수출업체 ㈜한섬 대표 아들 정형진 (丁馨鎭.24) 씨.대한제지 회장 아들 양등락 (梁登樂.32) 씨.인성무역대표 김종철 (金鍾喆.55) 씨.건축사 이헌수 (李憲洙.74) 씨 등도 비슷한 방법으로 농지를 훼손했다.

성지리조트 대표 김용석 (金容錫.52) 씨는 준공검사도 받지않고 4층짜리 리조트를 완공, 카페와 노래방까지 설치해 불법 영업해온 사실이 밝혀졌고 사조그린앤블루 대표 최우영 (崔祐榮.43) 씨도 휴양시설의 농지를 운동장으로 형질변경하고 원두막 5개동을 허가없이 지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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