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 지방세 안걷혀 지자체 살림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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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재산세.자동차세 등 지방세가 잘 안 걷혀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상이다.

올들어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취득세.등록세 수입이 줄어든데 이어 지방세마저 납부율이 떨어지면서 지자체 재정운영에 주름살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 실태 = 부산진구의 경우 지난달말로 납기가 끝난 상반기 자동차세 (90억3천만원 부과) 와 올해 건물분 재산세 (63억6천3백만원 부과) 의 납부율은 각각 71.8%, 88.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포인트, 2.4%포인트가 떨어지면서 30억원 정도 체납된 상태다.

서울강서구의 재산세는 1백19억원만 걷혀 목표 (1백27억원) 대비 8억원의 세수 (稅收) '구멍' 이 났으며 서울동대문구의 재산세.자동차세 납부율도 지난해보다 3% 가량씩 떨어졌다.

대구북구청은 재산세.자동차세 등 지방세의 납부율이 최근처럼 계속 떨어져 재정이 취약해지면 현재 건설중인 청소년수련관.문화예술회관 등의 완공을 미뤄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충청은행이 퇴출돼 납기가 1개월 연장된 대전.충남, 인천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형편이다.

대전유성구의 경우 충청은행을 통한 자동납부가 가능했던 지난달 24일까지 예년의 20~30%만 납부됐다.

◇ 대책 = 서울강서구청은 세액이 50만원 이상인 법인.상가 등의 고액 납세자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김포공항이 위치해 비행기에 대한 재산세가 전체 재산세중 47%를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경리과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납부를 독려하고 있다.

전남도 김양기 (金良基) 세정과장은 "대부분의 가정.사업장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납기내에 안 걷힌 미납분의 절반은 결국 장기체납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강진권.이해석.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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