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 아침]신석초의 '돌팔매'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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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바다에 끝 없는

물결 위로

내, 돌팔매질을 하다.

허무에 쏘는 화살 셈치고서

돌안은 잠깐

물연기를 일고

금빛으로 빛나다

그만 자취도 없이 사라지다

오오 바다여,

내 화살은

어디에 감추어버렸나

- 신석초 (申石艸.1901~1975) '돌팔매' 중

2백, 3백년쯤 되는 고목의 굵은 가지인 듯 그렇게 휘청휘청 걸어갔다.

오래된 기침소리가 있었다.

젊은 날 폴 발레리에 심취한 흔적이 바로 이 '돌팔매' 다.

바다에 돌 하나 던져 그것의 부재에 대한 오뇌에 가까운 사색이 담겨있다.

그는 한때의 카프에서 박영희와 함께 탈퇴한다.

그런 뒤 줄곧 이육사와 우정으로 서로 아버지 환갑잔치에도 아들 노릇을 했다.

대표작 '바라춤' .신광수의 7세손이다.

임응식의 사진발을 잘 받는 주름투성이 시인의 얼굴이었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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