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프로에 '나도 PD' 새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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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약방감초격인 '시청자 의견을 받습니다' .예전엔 대부분 '참고용' 에 그쳤으나 이젠 '실전용' 이다. 기획.제작 등에 적극 반영된다는 의미다.

시청자의 욕구를 최대한 수용하려는 이 추세는 특정 시청자층에 특화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케이블TV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문화예술전문채널 A&C코오롱은 이번달 들어 '신청!

음악카페 37' 이라는 프로를 신설했다. 이 프로의 특징은 지난 두달동안 PC통신에 접수된 7백여 건의 시청자 의견 중 'PD급' 에 해당하는 기획안으로 꾸며진다는 것. '비교연주' '주제가 있는 음악' '이 주의 음악가' '프리 스테이지' (공연실황 하이라이트모음) 등이 그렇게 마련된 코너들.

같은 곡을 지휘자.연주자.악기 별로 감상하는 '비교연주' 를 기획한 음악 칼럼니스트 김용만씨는 "음악신청 수준이었던 시청자의 역할이 한결 넓어졌다.

평소 애호가의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적극 펼쳐보이고 싶다" 고 말했다.

뮤직네트워크 (m.net) 는 한술 더떠 아예 시청자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방영할 계획이다. 이달 19일부터 방영되는 '영상도전!

젊음이 있는 곳에' 는 아마추어팀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한다.

이 프로는 지난달 실시한 '제1회 뮤직비디오 콘테스트' 에서 힌트를 얻은 것. 입상작 16편을 비롯, 응모된 1백6편중 상당수가 '홈비디오' 를 넘어서는 수준작들이었다고. '이러다 PD들 밥먹고 살기 힘들겠다' 는 농담이 나왔을 정도였다.

윤태옥 편성부국장은 "발표기회만 있다면 얼마든지 흙 속에 묻힌 진주를 발굴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설명했다.

'영상도전!…' 는 콘테스트 입상작과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15분 분량의 영상물 2편 등으로 구성된다.

팀이 선정되면 실무전반, 특히 편집에 대해 조언을 해줄 담당PD가 한명씩 배정된다.

19일 밤 10시에 방송될 첫회는 현재 서강대 방송아카데미 팀이 제작 중. 과연 제작비용 절감과 시청률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 그물에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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