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위크 선정 세계 1,000대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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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통화가치 약세에다 주가.부동산값 하락으로 한국.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이 전세계 기업순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 (7월13일자)에서 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천대 기업과 신흥시장 2백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경우 신흥시장 (개발도상국) 2백대 기업중 ▶한국전력 (32위) ▶삼성전자 (46위) ▶포항제철 (83위) ▶SK텔레콤 (1백64위) 등 4개만이 포함됐다.

지난해 2백대 기업에 포함됐던 대우중공업.현대자동차는 명단에도 끼지 못했다.

한전의 경우 96년에는 2백39억4천만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 개도국 기업중 당당히 1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1백93억6천만달러 (5위) , 올해 62억9천만달러에 그쳤다.

한전은 선진국 기업만 포함되는 전세계 1천대 기업과 비교할 때 96년 일본 소니 (2백37억8천만달러.93위) , 지난해 네덜란드 필립스전자 (1백93억7천만달러.1백72위) 와 비슷했지만 올해는 7백위 안팎에 불과했다.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엔화가치.주가가 동반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은 올해 1천대 기업에 지난해보다 66개사 줄어든 1백16개만 올랐다.

특히 지난해 13개였던 상위 1백대 기업에는 일본전신전화 (NTT).도요타자동차.도쿄미쓰비시은행 등 3개만 들어갔다.

지난해 4위였던 NTT의 경우 올해 8위로 물러섰다.

지난해 1천대 기업에 각각 20개, 11개가 들어갔던 홍콩.싱가포르 역시 올해는 각각 13개, 4개에 불과했다.

한편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미 경제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 2백대 기업인 부호 순위에서 지난해의 경우 54명의 아시아인이 순위에 들었으나 올해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인 신훙지 (新鴻基) 그룹 리자오지 (李兆基) 회장 (1백27억달러.9위) 등 42명이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재산이 1백60억달러나 됐던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가 (家) 는 올해 그 규모가 4분의1 가량인 40억달러로 감소했다.

또 일본의 최대 부동산재벌인 쓰쓰미 요시아키 (堤義明) 는 지난해 80억달러의 재산이 올해 57억달러, 한국의 정주영 (鄭周永)가는 52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각각 급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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