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꽃빛이 너무 아름답기로서니
사람꽃 아이만큼은 아름답지 않다네
모란꽃이 처녀만큼은 아름답지가 못하
네
모두 할아버지들이 되어서 바라보게,
저 사람꽃만큼 아름다운 꽃이 있는가
뭇 나비가 아무리 아름답다 하여도
잉어가 아름답다고 암만 쳐다보아도
- 고형렬 '사람꽃' 중
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게 있다.
묵은 목기가 무거운 쇠처럼 가만히 놓여 있다.
그런 시인이 고형렬 (高炯烈.44) 이다.
사물 가운데서 사람들을 함부로 놀라지 않게 하고 그 핵심을 이끌어낸다.
상황 가운데서 그 진실을 슬며시 꺼내어 간접화한다.
이제껏 화조 (花鳥) 를 노래하되 어진 아이의 지극 (至極) 을 꽃으로 보는 그의 처연한 시심 (詩心) 이란 실로 귀중하다.
그렇지! 아이꽃이 어디 복사꽃이겠는가.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