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비용 들어도 이미지 좋아져 CO2 줄이기 과감한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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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평택공장의 전경. [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은 도쿄기후변화협약에서 지정한 6종의 온실가스 중에서 80%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2)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가장 시급하게 시설을 고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시범적으로 선택하기로 했다. 2007년 초 평택공장, 광주공장, 청양공장 등 6개 공장에 대해서 1차 조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실무팀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는 영동공장부터 시설 교체를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정종헌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정 사장은 가장 많은 연료를 쓰는 공장부터 바꾸자고 주장했다. 시설투자 비용이 들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상승하겠지만 우선 이산화탄소를 당장 줄이는 것이 기업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평택공장장 출신의 정 사장은 이 공장에서 바꾸어야 할 시설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를 이미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2007년 5월 준비대책반이 꾸려졌다. 간단한 조사를 마친 대책반은 우선 평택공장의 대형 보일러 3개를 교체하기로 했다. 에코시안이란 컨설팅업체는 지난해 연간 7216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다는 결론을 내놨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였다.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로 연료시설을 바꿨다. LNG가 99.995%의 연소율을 보이는 것에 따른 결과다.

매일유업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들인 시설비만 8억4500만원에 달한다. 인건비를 포함한 용역비를 따지면 10억원에 가깝다. 향후 5년 동안 정부 구매비용 (t당 5000원)으로 되돌려 받으면 약 2억원이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8억원 정도를 순수 투자한 셈이다.

정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설투자 등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정부의 시책과 더불어 공해를 줄이고 있다는 기업의 이미지 향상은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녹색경영 사례는 시작에 불과하고 향후 더 많은 곳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고 덧붙였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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