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관 수돗물 위험… 페놀, 기준치 243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전시 수도기술연구소는 22일 "수돗물을 고무관에 담갔다가 수질검사를 한 결과 사람 몸에 해로운 성분인 페놀(phenol)이 18.75~1219 ppb(10억분의 1단위)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정부가 정한 먹는 물 환경 기준치(5ppb)보다 최고 243배 높은 수치다.

연구소 측은 "최근 수도꼭지에 고무관을 연결해 사용하는 가정에서 '악취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자주 발생해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무관 6종류를 대상으로 수질검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고무관은 원료가 대부분 폴리염화비닐(PVC)로, 안정제.가소제(可塑劑).착색제.정전 방지제 등 여러가지 첨가제가 들어 있다.

오준세 연구소장은 "물에 잘 녹는 페놀 성분이 고무관 안에 남아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 수돗물에 녹아 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당수 식당이나 가정에서 고무관을 쓰고 있는 만큼 정부가 수돗물 전용 고무관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면 고무관 사용을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경우 실리콘 재질로 만든 관을 사용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주로 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페놀은 많이 섭취할 경우 중추신경 장애와 구토.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대전=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