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서울시장 당선자가 풀어야 할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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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1세기를 코앞에 둔 전환기의 어려운 여건 아래 민선 2기 서울시장에 취임하는 고건 시대의 과제는 무엇일까. 가장 시급한 일은 급증하는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노숙자에 대해서도 곧바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노숙자에 대해서는 사회.경제.문화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이의 해결 여부는 새로운 '시 수뇌부' 문제해결 능력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같은 IMF형 과제외에 서울시의 가장 고질적 문제는 교통과 환경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우선 교통문제 해결은 시민편의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高시장 당선자는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버스전용차로제와 혼잡통행료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안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

환경분야에 있어서는 예년보다 앞당겨 발령된 오존주의보로 상징되는 대기오염과 3급수로 전락한 팔당호 수질오염을 개선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행정조직을 개혁하는 일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高당선자는 이미 서울시 조직.직원 구조조정 방안을 밝혔으나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부닥칠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주목된다.

나아가 결재 하나 받는 데만 20시간이 넘게 걸리는 비효율적 관행을 극복하기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도 필요하다.

또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서울시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 6개 공사와 세종문화회관.서울대공원 등 산하기관의 경영개선도 중요한 과제. 이 가운데 누적부채 3조4천20여억원에다 연간적자 3천5백84억여원에 이르는 지하철에 대한 '수술' 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로 올 예산 9조8천86억원 가운데 1조2천6백87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 재정난도 高당선자의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서울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킬 계기가 될 2002년 월드컵 준비를 완벽히 하는 것도 高당선자에게 떨어진 몫이다.

한마디로 高당선자는 적은 돈과 인력으로 어렵고 많은 일을 해야 하는 모순된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기봉.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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