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 "외국과 제휴"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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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은행들이 외국계 은행과의 제휴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미국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전국적인 소매금융에 나서자 국내 은행들도 세계적인 금융회사들과 제휴해 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JP 모건과 자산운용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JP 모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을 인수하려다 한발 물러났던 것도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것보다는 두 회사의 강점을 합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기섭 부행장은 "자산운용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자산운용 분야에 강점이 있는 외국계와 적극적으로 제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면서 국민은행은 최근 미국.캐나다.중국.대만 등 세계 각국의 대형 금융회사들로부터 제휴 구애를 받고 있다.

이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이 하나은행의 전략적 제휴 후보가 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BNP파리바와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제휴를 강화하거나 개인자산관리 부문(PB)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도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과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합작 투신운용사 설립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처음엔 인수를 추진했으나 신규 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계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은행과 외국 금융회사의 제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한국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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