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양제 중국 본토에도 적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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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대륙에 마카오 법률이 적용되는 대학교가 설립된다. 중국 정부가 대만·홍콩·마카오에 적용하고 있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대륙으로 확산하는 첫 사례다. 중국이 마카오와 홍콩의 선진 제도를 대륙으로 끌어들여 효율적인 개혁·개방을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인대(全人大·국회격) 상임위는 27일 마카오 정부가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위치한 헝친다오(橫琴島)에 계획하고 있는 마카오 대학 신교사 설립 신청 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신화사 등 중국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마카오 대학은 헝친다오 전체 86㎢ 중 1.09㎢의 토지를 2049년까지 임대해 학교를 설립하고 마카오 법과 제도에 따라 학생을 선발한다. 부지 면적은 현 마카오 대학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교사가 완공되면 모든 학교 시설이 이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협의를 통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도 있다. 마카오 대학 측은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3년 내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학부와 대학원 과정이 모두 정상화될 경우 최대 학생 수는 1만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교가 문을 열면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경우 마카오와 헝친다오 학교를 출입국 수속 없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 마카오 대학의 양윈중(楊允中) 수석자문관은 “대학이 이사를 가면 중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며 “모든 학사 운영과 행정은 마카오 제도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대만·홍콩·마카오 법률연구소 천신(陳欣) 비서장은 “이번 결정으로 마카오의 교육산업은 물론 마카오와 주하이 지역의 문화·산업 교류가 활발해져 다른 산업으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홍콩과 대만 대학들에도 헝친다오 전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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