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과일, 키위 … 뛰어난 항산화 효과로 노화 방지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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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약 100g. 키는 5~8㎝. 비타민C는 오렌지의 2배, 비타민E는 사과의 6배…’. 왕중왕 과일인 키위다. 실제 미국 예일대 연구소는 2만여 종의 식품을 조사한 결과 키위가 과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영양소를 함유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남반구에선 4~5월이 키위 수확 시기다. 따라서 한국에선 요즘이 제철. 뉴질랜드 정부 산하기관인 ‘플랜트&푸드 연구소’에서 최근 연구되고 있는 키위의 항산화 효과와 영양에 대해 들어봤다.

비타민C 오렌지 2배, 비타민E 사과 6배

뉴질랜드의 영양학자 린리 드러먼드 박사는 “키위는 인체 유전자(DNA)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정도로 항산화 기능이 뛰어나다”며 “하루 두 개면 몸의 노화작용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항산화 작용은 영양보조제가 아닌 과일을 통해 섭취할 때 더욱 효율적이다. 그는 “포도·딸기와 함께 인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키위의 항산화 효과가 현저히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해산소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산화물질. 철을 녹슬게 하는 것처럼 세포막의 이온전달 물질이나 단백질·유전자 등을 공격, 노화와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이를 막아주는 항산화 기능의 폴리페놀 화합물이 그린 키위엔 97.6㎎, 골드 키위엔 155㎎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키위의 DNA 복구 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를 말해준다. 건강한 사람 14명을 대상으로 3주간 키위를 섭취하게 한 결과 혈장과 림프구가 손상되는 산화 스트레스 억제효과가 컸을 뿐 아니라 망가진 DNA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키위에 들어 있는 비타민E 역시 ‘젊음의 비타민’이라 불릴 정도로 항산화 효과가 높다. 비타민E가 피부 세포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이유다. 드러먼드 박사는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혹사당했다면 키위를 팩으로 만들어 피부에 대면 진정 효과와 피부 탄력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풍부한 엽산, 임신부 빈혈 없애는 데 도움

키위는 여성을 위한 과일이다.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이 풍부하다. 엽산은 임신기간 중 빈혈을 없애줄 뿐 아니라 기형아 출산을 예방한다. 우리 몸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특히 월경전증후군을 겪는 여성에게 권장된다.

키위는 다이어트로 변비에 시달리는 여성에게 도움을 준다. 바로 변의 양을 늘려주는 식이섬유 덕분이다. 키위엔 섬유질이 바나나의 5배나 들어 있으면서 채소에 들어 있는 것과 달리 부드러워 배변을 용이하게 한다. 몸에 들어간 섬유질은 포도당의 빠른 흡수를 방해해 혈당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

최근 관심을 끄는 것이 필수 아미노산이다.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편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는 결핍될 수 있다. 키위에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글루탐산과 아르기닌을 포함해 다양한 아미노산이 들어 있다.

뉴질랜드 플랜트&푸드 연구소 알란 시을 소장은 “키위의 품종 개량은 유전자 조합이 아닌 자연적인 ‘접목’을 통해 이뤄진다”며 “껍질까지 먹을 수 있거나, 대추만큼 작아 한입에 쏙 들어갈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우랑가(뉴질랜드)=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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