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도 상금시대…대국료 대신 256강까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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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단위에 따른 대국료 차등 철폐, 아마추어의 참가 등 바둑대회를 자격 위주에서 실력 위주로 만들기 위해 새 모델을 꾸준히 모색해온 삼성화재배가 세계바둑계 최초로 '상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프로바둑은 대국을 하게 되면 승패 불문하고 대국료를 받는 것이 60여년 전 일본에서 프로기전이 시작되면서부터의 불문율이었다. 이것이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처음 무너지게 된 것이다.

올해 삼성화재배는 256강부터 대국료가 아닌 상금을 지급한다. 295명의 출전기사 중 39명은 돈을 받지 못한다. 돈을 못 받는 기사가 불과 39명이니까 일반적인 프로스포츠 세계와 비교하면 뉴스가 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 변화는 고요한 수면에 던져진 돌 한개처럼 일파만파의 후속 변화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프로기사들은 극히 일부나마 대국료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강한 반대를 표명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기원과 주최 측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국기원의 임선근 사무총장은 그러나 대국료 제도가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가로막고(일례로 몇명이 참가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산을 미리 산정할 수 없다) 프로정신에도 합당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상금제'를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나날이 늘어가는 프로기사의 수와 무관하게 대회를 합리적이고 재미있게 치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스폰서들은 그동안 상금제를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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