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국빈방문' 닮은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중 모습과 지난해 10월 장쩌민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당시의 모습이 비슷해 화제다.

첫번째는 세몰이. 양국 정상은 상대국 수도로 직접 날아가지 않고 먼 곳에 도착, 분위기를 조성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시안을 첫 기착지로 정했듯 지난해 江주석도 하와이에 첫발을 내디뎠다, 클린턴 대통령의 시안 고성 (古城) 입성은 江주석이 워싱턴 도착전에 들른 윌리엄스버그 고성 입성을 빼닮았다.

시안의 입성식도 윌리엄스버그에서 펼쳐진 전통 의상의 환영식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두번째는 영접. 당초 클린턴이 시안에 도착하면 후진타오 (胡錦濤) 국가 부주석이 공항에 나가 맞이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공항영접은 시안 시장이 대신 맡았다.

중국의 주미대사 리자오싱 (李肇星) 이 동행했다.

江주석이 하와이에 내렸을 때 마중나온 사람이 하와이 주지사와 중국주재 미국대사였던 점과 형평을 맞춘 것. 베이징에서는 胡부주석이 클린턴 대통령을 맞았다.

워싱턴에서 앨 고어 부통령이 江주석을 맞이한 것과 같다.

세번째는 서민과의 대화를 통한 자국 이미지 높이기. 클린턴 대통령은 26일 중국농부를 찾아 그들의 삶에 관심을 보였다.

江주석이 하와이 도착 6시간 뒤 해변에 뛰어들어 미국인들과 어울려 수영한 맥락과 비슷해 보인다.

江주석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시 종을 울린 것과 마찬가지로 클린턴 대통령도 상하이 (上海) 증권거래소를 찾아 개장을 알릴 예정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중국최고의 베이징대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江주석이 미국최고의 하버드대에서 연설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