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하하군 호호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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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교양기사 사이 쉼표처럼 끼어 있던 '하하군 호호양'코너. 그때 그 시절 전국의 어린이들이 재치를 뽐내던 아날로그식 유머 게시판이었다. 원고지에 써 보낸 '작품'이 잡지에 게재되면 연필 1다스를 상품으로 주었다는데. 열심히 외워 오락시간 친구들 앞에서 써 먹곤 했던 '명작'을 골라봤다.

■ 망신(1994년 9월호)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사모님이 미술관에 갔다.

부인 : 이거 마네 그림이죠?

안내원 : 아니요. 모네 그림입니다.

부인 : (무안해 하며)이쪽은 르누아르의 그림이네.

안내원 : 아닙니다. 고흐의 그림입니다.

부인 : (얼굴이 빨개져서) 이 기괴한 초상화는 분명 피카소 그림이에요. 맞죠?

안내원 : 아뇨, 그건 거울인데요.

(서울 용산 동부이촌동 김재현)

■ 꾀돌이의 상(1976년 6월호)

선생님 : 1년 동안 상을 제일 많이 받은 학생은 누구일까?

꾀돌이 : 저입니다.

선생님 : 꾀만 부리고 꼴찌만 하는 녀석이 무슨 상을 탔지?

꾀돌이 : 365일 하루도 빼지 않고 꼬박꼬박 밥상을 받았단 말이에요

선생님 : ??

(부산 명륜국민학교 김효란)

■ 볼록렌즈(1983년 8월호)

꾀돌이 : 이 볼록렌즈로 보면 뭐든지 다섯 배로 커 보여.

촐랑이 : 그것 나 좀 빌려줘.

꾀돌이 : 무엇에 쓰려고?

촐랑이 : 오늘 시험에서 20점밖에 못 받았거든. 성적표를 이 볼록렌즈로 보여 드리면 100점으로 보일 거 아냐?

(광주시 신안동 김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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