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전자상거래 넉달에 2배씩 규모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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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기업 - 소비자 간에 주로 활용됐던 전자 상거래가 기업간 거래로 폭넓게 확산되면서 업계 판도와 고용 등에 변화의 물결을 낳고 있다.

최근 미 포레스터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 기업의 전자 상거래 규모는 4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추세라면 2001년 1천8백30억달러, 2002년 3천4백억달러 규모의 기업간 전자 상거래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간 전자 상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업체간 가격 비교가 쉬운데다 계약 절차가 간편하기 때문.

제너럴 일렉트릭 (GE) 은 지난해 전자 상거래를 통해 10억달러의 부품을 구매, 과거보다 관련 비용을 20%나 절약했다.

GE는 2000년에 50억달러 어치의 물품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계획이다.

전자 상거래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는 앞으로 전체 산업 매출의 5~1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 상거래의 영향력은 또 단순한 비용 절감 효과에 그치지 않고 업계 판도를 재편할 만큼 커지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미 여행사들은 항공기 예약의 80%를 도맡아 처리했지만 최근 시장점유율이 52%까지 떨어졌다.

고객들이 항공사의 인터넷 홈 페이지나 여행 관련 사이트를 통해 직접 예약하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매출의 10~15%를 인터넷에 뺏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전자 금융 서비스로 인해 금융 시장의 중개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주식을 거래한 투자자는 5백만명을 넘어섰다. 2000년에는 1천6백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동산.보험 분야의 중개인들도 마찬가지다.

인쇄물 광고를 주력으로 해온 광고 업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미 마케팅 조사기관인 사이버 다이얼로그는 소비자의 14%가 인쇄물 광고보다 각 업체의 홈 페이지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추세가 계속 확대되면 제품을 소개하는 단순 광고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 상거래의 위력이 커짐에 따라 인터넷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야후 등 인터넷 자체를 사업 대상으로 삼은 업체 가운데 지난해 흑자를 낸 사이트 수는 전년보다 46%나 증가했다.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사이트중 81%도 1~2년 내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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