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은 타이어, 빗길 제동거리 새것보다 2배 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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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타이어 홈 깊이는 꼭 체크해야=타이어는 비가 잦은 장마철에 사고의 원인이 되기 쉽다. 젖은 노면에서 도로와 타이어 사이의 물이 빠지지 않아 생기는 ‘수막현상’ 때문이다. 새 타이어의 홈 깊이는 7㎜ 정도다. 홈이 닳아 1.6㎜ 이하가 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과태료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타이어는 고인 물을 제대로 빼주지 못해 비가 오면 몹시 위험해진다. 새 타이어와 마모한계선까지 닳은 타이어를 젖은 길에서 테스트하면 제동거리가 두 배나 차이가 난다. 굽은 길을 돌아나갈 때도 마모가 심하면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기 쉽다.

한국타이어의 박철구 상무는 “마모 상태와 공기압을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안전운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비가 많이 내리면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 사이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지게 돼 안전거리를 넉넉하게 확보해야 한다. 제동거리가 확연히 길어졌다고 생각될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여러 번 밟아주면 제 기능을 되찾는다.


◆에어컨 점검도 미리=장마철에는 에어컨을 많이 쓰게 된다. 에어컨은 엔진에 주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시동과 동시에 켜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를 정지하기 몇 분 전 에어컨을 끄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에어컨을 시동과 함께 끄면 에어컨 안에 물기가 남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에어컨을 켤 때는 처음부터 팬을 최대로 돌린 뒤 차츰 단수를 낮추는 게 효율적이다.

흔히 알려진 상식과 달리 에어컨 냉매는 매년 보충할 필요는 없다. 과거 일부 차종은 설계상 매년 냉매를 보충할 필요가 있었지만 요즘에 나오는 차들은 그렇지 않다. 냉매가 부족하다면 에어컨 파이프 사이를 연결하는 이음새가 마모되거나 변형된 것이 원인이므로 이를 고쳐야 한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차창 안쪽에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맺히기 쉬워 안전운전을 방해한다. 창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틀어 바깥 온도와 맞춰 주면 된다. 김서림 방지제를 써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호우로 도로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는 피하는 게 좋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물 높이가 타이어의 절반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넘어가서 배기관에 물이 들어가면 시동이 꺼질 뿐 아니라 재시동도 잘 안 돼 낭패를 보기 쉽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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