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인사개편안 내용]핵심은 '김용환 수석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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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일 발표한 자민련 인사개편안의 핵심은 '김용환 (金龍煥.YH) 수석부총재' 에 있다.

공동정부 출범 후 金부총재의 '수석부총재 격상' 은 명예총재인 김종필 (金鍾泌.JP) 총리서리와 박태준 (朴泰俊.TJ) 총재간의 합의사항으로 이미 예고돼 있던 것. 그러나 지난 3월말 이 합의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한영수 (韓英洙).박철언 (朴哲彦) 부총재의 지원을 받은 김복동 (金復東) 당시 수석부총재측의 강력한 저항으로 무산됐었다.

金수석부총재 내정자는 국민회의측과 후보단일화 협상을 성사시키고 대선 직후 비상경제대책위원회를 이끌며 외환위기 돌파에 일조했던 명실상부한 자민련의 '3인자' .김대중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JP - TJ - YH라인을 공식화한 의미가 있다.

金수석내정자가 김종필총리서리의 오른팔인 점을 감안하면 'JP체제의 강화' 라는 성격도 있다.

YH가 전면배치됨에 따라 일단 국민회의와의 '대등한 관계정립' 을 위한 힘겨루기가 거세질 전망이다.

양당간 동등지분 - 공동정부 운영협의회 - 내각제개헌 추진 등 후보단일화 협약을 직접 작성한 당사자로서 '약속이행' 을 요구하는 특유의 몰아붙이기가 국민회의측을 곤혹스럽게 만들 것이다.

정책에 일가견이 있는 金수석은 재계빅딜.기업구조조정 등의 문제에도 상당수준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협의를 명분으로 자민련몫 인사인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이헌재 (李憲宰) 금감위원장과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경련 (全經聯) 을 맡게 된 김우중 (金宇中) 대우회장과 절친한 사이인 YH다.

김윤환 (金潤煥) 부총재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수시로 만나는 YH이므로 거야 (巨野) 를 겨냥한 정계개편 작업에도 무게가 실릴 것 같다.

부총재와 당무위원수를 대폭 줄이는 조직 슬림화가 이뤄졌다지만 자민련의 새 체제가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하다.

무엇보다 '노인정당' '보조정당' 의 이미지와 한자리에 머물고 있는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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