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견 상습조작' 100분토론, 중징계 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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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가 24일 전체회의에서 시청자 의견 조작 논란을 일으킨 MBC ‘100분 토론’에 대해 다음달 8일 제작진의 의견 진술을 듣기로 했다. 의견 진술은 제작진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것으로, 통상 ‘경고’나 ‘시청자에 대한 사과’ 등 중징계를 내리기 전에 밟는 절차다.

방통위 관계자는 25일 “6명의 심의위원은 ‘100분 토론’이 생방송 중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시청자 의견을 취지와 다르게 인용하거나 첨삭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시청자 의견을 소개하는 제작 과정과 제작진의 의도성 유무에 대해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100분 토론’은 올해 들어서만 서너 차례 시청자 의견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보수, 진보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편에서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시청자 서모 씨가 게시판에 올린 의견”이라며 “진보 진영이 민주화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큼에도 불구하고…”라는 내용을 읽었지만, 방송 직후 서씨가 시청자 게시판에 '그런 글을 올린 적이 없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손 교수는 또 같은날 시청자 조모 씨가 올린 “진보든 보수든 다 나라 사랑하고…”라는 내용의 글을 소개하면서 진보는 ‘좌파’로 보수는 ‘수구’로 바꿔 읽었다.

지난 4월 17일 ‘PSI 참여와 남북관계’ 편에서는 이모 씨가 “대량살상무기 차단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경색만 초래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PSI 전면 참여로 인해 만약 국지전이 불거진다면 누가 책임지겠는가”라는 의견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원문은 “우리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평화다. 평화로운 생활 터전이다. PSI 전면적 참여는 그런 국민의 바람과는 거리가 있다. 국제도 좋지만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로 방송과 달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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