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대학가요제 스타 이한철 그룹'지퍼'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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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기타를 덜렁 맨 채 두꺼운 뿔테안경을 쓰고 약간 꺼벙한 인상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던 가수 이한철 (26) 을 기억하는지. '껍질을 깨고' 란 로큰롤곡으로 94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해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던 그가 2인조 그룹 '지퍼' 로 변신, 대중앞에 돌아왔다.

파트너 장기영 (21) 도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95년 대회에 출전했지만 수상권에는 들지 못했다. 대신 게스트로 참여했던 이한철을 만났다.

대구 출신인 이한철이 부산서 올라온 장기영을 측은히 (?) 여겨 이것저것 보살펴주면서 정이 쌓이게 된 것. 이후에도 음악적 교류를 해오던 이들은 지난해 장이 일본 음악공부를 마치고 귀국하자 아예 그룹을 만들어버렸다.

이는 모던록, 장은 흑인음악으로 서로 추구하는 음악은 다르지만 보다 다양한 음악세계를 펼치고자 하는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발표한 첫 앨범에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고루 담았다.

카리브해안의 향취가 그득한 스카펑크풍의 '빠빠빠' 를 비롯해 70년대 포크음악을 현대화한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 컨트리음악과 블루스가 결합된 듯한 분위기의 '거울' 등. 이외에도 테크노.힙합.메탈곡도 담겨있다.

"특정한 음악취향은 없어요.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 인 셈이죠" 이한철씨의 이야기다.

지난달 록페스티벌 '자유' 를 통해 대중앞에 처음 나섰던 이들은 리아의 백밴드로 서고 있다. 일단 자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란다.

오는 8월에는 자신만의 공연을 가질 계획. "지퍼의 두가닥이 가지런히 하나로 맞물리듯이 서로 음악적 색깔은 다르지만 일단 힘을 모으면 독특한 우리만의 음악이 만들어질 것" 이라고 이들은 힘주어 말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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