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하철 자동제어장치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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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22일 9명의 사망자와 80명의 부상자를 낸 워싱턴DC 지하철 추돌 사고는 자동 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추돌한 열차가 사고를 낼 당시 자동 제어로 운행됐다고 밝혔다. 즉 열차에 장착된 컴퓨터가 속도를 조절하고, 선행 열차와 400m 이상 떨어져 멈춰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추돌한 열차의 기관사가 긴급 정지 버튼을 눌러 선로에 브레이크를 건 흔적이 발견됐다. 지하철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예정대로라면 사고 열차의 브레이크 부품은 두 달 전에 정비돼야 했으나, 그러지 않아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고 열차의 승객들은 열차가 속도를 줄였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자동 제어장치가 고장 난 상태에서 ▶기관사가 너무 늦게 수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었으나 ▶브레이크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가 난 두 열차는 1974년과 78년 구입한 것이다. 워싱턴 지하철공사가 보유한 열차 중 가장 낡은 기종에 속한다. NTSB는 그동안 해당 기종을 교체하거나 열차 프레임을 강화하라고 권고했으나 10억 달러(약 1조2500억원)의 예산 문제와 지하철 운행 차질을 이유로 실행되지 못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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