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내 관공서 경찰 경비병력 자취감출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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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광주시내 관공서의 경찰 경비병력이 10년만에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17일 "전남도청과 광주지방검찰청.광주지검 순천지청 등 관공서 3곳의 경비병력을 완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대학생 시위가 현저히 줄어든데다 시위형태도 관공서 기습 등이 아닌 단순시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의 고향지역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눈에도 경비경찰 모습이 좋지않게 비쳐 국가 이미지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며 "중요시설물 경비 외의 관공서 경비는 병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고 밝혔다.

전남도청엔 1개 중대 1백20명, 광주지검과 순천지청에 각각 1개 소대 40명씩이 지난 89년부터 배치돼 상주하다시피 해왔다.

경찰은 이들 병력을 철수해 민생치안에 투입하고 대학가 행사 등 필요시에만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중이다.

경찰은 해당 관서의 의견을 구해 빠르면 오는 7월부터 경비병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공서 기습 등의 후진적 형태의 시위는 사라져야 한다" 며 "경찰이 도청을 경비하고 있는 곳은 전남뿐인 만큼 경찰의 방침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순천지청의 경우 순천대와 인접해 있어 완전한 철수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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