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농민생존걸린 추곡가 국회동의 폐지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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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의 어느 연구위원이 추곡수매가 국회동의제 폐지를 주장한 것에 대해 우려되는 마음을 토로하고자 한다.

쌀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으로서 매년 추곡수매가가 결정될 때마다 쌀농사를 계속할지 여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물가는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데 수매가는 동결되거나 소폭 인상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나마 2~3년만에 한번씩 인상되는 것도 국회동의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니 국회동의제가 폐지되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주식인 쌀은 반드시 자급하겠다지만 지난 5년간 세차례나 수매가가 동결된 것을 보면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쌀을 자급하려면 누군가 쌀농사를 지어야 하고 그러려면 수지가 맞아야 한다. 일부의 편협한 생각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쌀마저 외국 농민의 손에 맡기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추곡수매가 문제가 이처럼 중요하기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 아닌가.

대안도 없이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국회동의제는 존속돼야 한다.

윤종희 <농민.강원도철원군동송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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