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종식 이후의 CIA]정치첩보서 경제정보원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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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 중앙정보국 (CIA) 은 냉전이후 안보위주 정보수집에서 경제정보 수집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예산을 공개하는 등 전반적인 변신의 와중에 있다.

2차대전중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탐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지난 47년 7월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창설된 CIA는 냉전시절에는 옛 소련을 비롯한 대 (對) 공산권 정보수집과 제3세계 해외공작이 주임무였다.

그러나 소련 붕괴후 "우리는 큰 용 (龍) 한마리를 쓰러뜨렸지만 지금은 여러 마리의 독사가 숨어 있는 밀림에 있다" 고 한 제임스 울시 전 CIA국장의 말처럼 시대변화에 따라 CIA도 변화의 압력에 처했다.

94년 모스크바 주재 CIA첩보 책임자였던 앨드리크 에임스가 미국의 비밀을 소련에 팔아넘긴 이중첩자임이 밝혀지면서 'CIA해체론' 까지 나왔으며 의회는 미 정보체제 전반을 점검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 95년부터 국가정보 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해왔다.

'안보' 보다 '경제' 가 강조되면서 CIA는 요인암살.정치인 동향 탐지보다는 기업의 경제정보 수집과 경제스파이에 대한 방첩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환경정보도 수집하고 있다.

특히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CIA에 미 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경제 첩보수집을 강화하라는 비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CIA는 6개 경제관련 정보팀을 구성, 해외경제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현지 언어에 능숙한 석.박사학위 소지 경제전문가를 요원으로 선발하고 MIT.스탠퍼드대 등 유수의 대학에서 요원을 재교육시키고 있다.

최근 일본 교도 (共同) 통신은 CIA가 일본에 파견한 산업스파이만 1백10명 정도라고 보도한 바 있다.

비밀공작의 대명사처럼 돼 있는 CIA의 예산도 지난해 창설 50주년을 맞아 CIA의 예산이 2백66억달러 (약 37조2천억원) 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중 CIA본부가 사용하는 예산은 30억달러며 각군 사령부 정보기관이 1백억달러, 도청.암호해독기관 예산이 40억달러 등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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