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 28층 높이의 해상 레이다 기지 'SBX'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THAAD(고고도방어체계) 미사일을 하와이 배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 요격을 지원하기 위해 'SBX(해상 X-밴드 레이더)'도 알래스카에서 하와이 인근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최대, 최고의 해상 이동식 레이더 기지인 SBX에 대해 알아본다.

SBX는 건물 28층 높이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정교한 해상 이동식 레이다 시스템이다. 반경 4,700㎞안에 떠 다니는 야구공까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정밀성을 자랑한다. 미사일 탄두는 물론 요격을 피하기 위해 발사되는 미사일 교란장치까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미사일 탄도의 위치 및 속도의 변화를 정확하게 계산하며 발사지점과 투하 예상 지점까지 알수 있다. 탄도미사일이 지구권 안으로 들어올때의 속도는 음속의 10배 달하지만 SBX는 이를 정확하게 탐지하고 추적한다. 그리고 미사일의 모든 정보를 이지스함과 지상 요격미사일 발사기지와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며 탄도미사일의 정확한 요격을 돕는다.

미국 레이시온사가 제작한 SBX는 가격이 9억달러(1조1613억원)에 이른다. 자가이동식 석유시추선 위에 레이다 시스템을 설치한 것이다. 지난 2007년에는 2800만달러를 들여 성능개선 작업을 거쳤다. SBX는 우리 돈 약 1조2천억원이 들어간 초고가 레이더 장비다. 레이다 시스템은 9층건물 높이로 안테나 무게만 1814톤이나 된다. 레이다 시스템이 설치된 석유시추선은 노르웨이가 디자인하고 러시아에서 제작한 것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해 시속 8노트의 속도로 운항한다. 50,000톤 급으로 높이 85미터, 플랫폼 너비가 116m다. 15m의 파도와 초속 112km의 강풍에도 작동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평소 85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대부분 미 국방부와 계약한 민간 기술자들이다. SBX는 평소 알래스카에 정박하며 러시아, 중국, 북한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탐지한다.

SBX는 미국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장비 중 하나다. 8,2 - 12,4 GHz 의 높은 대역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하는 X-밴드 레이다는 파장이 짧아 물체를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으며 전력소모가 크지만 그 만큼 먼 곳에 있는 비행물체까지도 식별할 수 있다. SBX에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12MW의 발전시설이 갖춰져 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에서 탄두의 추적과 교란물의 선별에 주로 X-밴드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이지스함의 레이더는 2.6-3.95 GHz의 S-밴드, 중고도 미사일요격시스템인 패트리어트는 3.95-5.8 GHz의 C-밴드 레이더를 사용한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를 위해 지난 2004년 이후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일대에 17곳의 요격미사일 기지를 갖추고 있다. 또 16척의 이지스함과 SBX를 비롯한 세곳의 미사일 탐지추적 레이다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주기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