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50여개 확정…5대그룹 20社 포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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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대 그룹 계열사 20개를 포함한 50여개 퇴출대상 부실기업 명단이 확정돼 금명간 발표된다.

이와는 별도로 하반기 중 대기업을 대상으로 또 한차례 퇴출대상 부실기업 선정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가 16일 밤 시중은행에 5대 그룹 계열사를 그룹별로 4개씩 반드시 넣어 퇴출대상을 다시 선정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은행들은 이날 밤12시쯤 5대 그룹 20개사의 명단을 확정, 통보했다.

지난 13일 취합된 퇴출대상 명단에는 5대 그룹별로 1~3개씩 10여개 계열사가 들어 있었으나 16일 구조조정이 부진하다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금감위와 은행들이 하룻새 대상업체를 크게 늘린 것이다.

은행들은 퇴출기업 선정과정에서 주요 그룹의 위장계열사들과, 부실판정을 예상하고 최근 계열사 합병.매각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기업들도 상당수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17일 오후 이같은 확정안을 金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금감위는 이와 함께 부실기업을 가려내 퇴출시키는 작업을 이번 한번으로 끝내지 않고 대기업간 빅딜의 성사여부가 확실시된 이후 퇴출업체 선정기준을 강화해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부실기업 정리는 한차례로 끝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며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실기업을 수시로 퇴출시켜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추가 정리작업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참여시켜 내부자거래.상호지급보증 등의 자료를 통해 퇴출대상을 가려낼 방침이다. 이와 관련, 17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윤철 (田允喆) 위원장은 "최근 5대 그룹 18개 계열사에 대해 내부거래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그룹에서 한계 계열사 퇴출을 방지하기 위한 부당지원 사실을 적발했다" 면서 "이에 따라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계속 확대, 재벌들의 부실 계열사 지원을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초 부당지원 혐의가 많은 5대 그룹 18개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조사에 착수, 현재 현대종금.삼성생명.대우할부금융.LG종금 등 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20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감위측에서 은행자료만으로는 퇴출기업 선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협조를 요청해온 만큼 이번에 적발된 5대 그룹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현황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전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또 30대 그룹 전체로 내부거래 직권조사를 확대하는 일정을 당초 올하반기 이후에서 5대 그룹에 대한 1차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남윤호.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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