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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아한글'포기에 네티즌들 반성·비난 봇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우리 소프트웨어의 설 자리는 결국 없는가" "아래아 한글 매각을 반대한다." 한글과 컴퓨터 (한컴) 사가 국내 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였던 '아래아한글'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하자 16일 PC통신에는 네티즌들이 백가쟁명 (百家爭鳴) 식의 의견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글 사업포기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이 '불법복제' 를 거리낌없이 했던 자신들의 탓이라고 자책했다.

한상규 (이용자명 = Jeremy) 씨는 하이텔의 플라자난에 올린 글에서 "아래아 한글사업을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글을 돈 주고 사서 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고 고백했다.

박종철 (ysee95) 씨는 유니텔 플라자에 "불법복제 판치는 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고 마침내 사업권 포기한 한컴, 정말 씁쓸할 뿐이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는 제대로 경영을 못한 한컴에 대해서도 따끔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하이텔에 글을 올린 차승훈 (DRUMINFO) 씨는 "방만한 경영과 느린 업그레이드가 결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원인" 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텔에 글을 올린 신동호 (dhshin14) 씨는 "한컴이 경영난에 시달린 것은 불법복제 때문이 아니라 이찬진 (李燦振) 사장이 경영과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하지 않고 정치권 등 다른 곳을 기웃거렸기 때문" 이라고 질타했다.

그렇지만 네티즌들은 허탈한 마음을 누르고 곳곳에서 글살리기 움직임을 벌여 나우누리에는 '아래아 한글살리기 서명운동' 에 이날 하루 동안 8백여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PC통신 서명을 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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