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로 U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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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규모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여기에 분기말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투신사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그간 줄곧 주식을 팔던 기관이 이달 말을 전후해 ‘사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72억원을 순매수했다. 10일 이후 8거래일 만에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투신이 1478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주도했다. 6월 들어 투신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이날을 포함해 사흘뿐이었다.

이를 두고 투신사들이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윈도 드레싱이란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이 분기말 보유주식의 평가액을 높이기 위해 단기적으로 보유 종목을 사들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증시는 2분기 마지막 달이라는 점에서 기관의 윈도 드레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월말로 갈수록 증시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 내 자금 흐름도 부쩍 나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 도달한 지난달 이후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줄곧 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유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달 초에는 하루 평균 1000억원 이상 빠져나갔지만 중순부터는 유출 규모가 200억~300억원 선으로 줄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지난주 주식형 펀드 자금은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주식형 펀드 내 자금 유출이 줄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 연기금의 자금 집행이 가시화된다면 투신 등 기관의 매수 여력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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