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플레이어]천당-지옥 오간 삼파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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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겨준 선수. 98프랑스월드컵 개막전인 브라질 - 스코틀랜드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카를로스 세자르 삼파이오 (30) 였다.

브라질팀의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삼파이오는 호나우도처럼 화려한 개인기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팀을 '천당과 지옥' 으로 오르내리게 한 장본인이었다.

일본 프로축구 요코하마 플루겔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개막전 시작 4분만에 베베토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으로 골인시키는 개막 축포를 터뜨려 브라질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삼파이오의 월드컵 통산 1천5백85호골은 34분만에 빛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전반 38분 페널티지역에서 뛰어들어오는 스코틀랜드의 스트라이커 케빈 갤러허를 뒤에서 밀어 경고카드와 함께 페널티킥을 허용, 동점골을 내주는 '이적행위' 를 저지르고 말았다.

'영웅' 이 한순간에 '역적' 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삼파이오를 '지옥의 수렁' 에서 건져준 '은인' 은 톰 보이드 (스코틀랜드) .그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승리 아니면 비난 속에 해외망명을 떠나야 한다" 고 말할 만큼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광적인 브라질 국민들로부터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신장 1m77㎝.72㎏인 그는 90년 8월 칠레와의 경기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뛰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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