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분야 찾아 지방유학 대학생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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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옛말에 말은 나면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우수 학생들이 서울로 유학가는 것이다.

그러나 거꾸로인 학생들도 많다.

최근 '진짜' 공부를 하기위해 지방으로 유학오는 학생들이 많다.

한때는 성적 때문에 지방 대학으로 내려온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대학 인지도에 구애받지 않고 전공하려는 분야의 '잘 나가는' 학과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온다.

경북경산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박한진 (朴漢鎭.18.1년) 군도 이런 케이스. "사진을 공부해 패션 사진작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는 전국에서 알아줄 정도로 유명해요. 수도권 대학에 갈 실력도 있었지만 대구로 내려왔죠. " 이런 추세 때문에 지방대학답지 않게 서울지역 출신 학생들이 더 많은 학과도 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의 경우 올해 신입생 70명 가운데 56% 41명이 서울학생들이다.

이 대학의 전체 서울출신 학생 비율은 3.4%. 경산의 대경대 연극영화과도 올해 서울지역 학생 12명이 입학했다.

전체 80명의 15%다.

이 대학 전체의 서울지역 학생비율 4.5%의 3배다.

1학년 박석광 (朴錫光.20) 씨는 "고교 때 극단에서 활동한 적이 있고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 며 "연극인들에게 잘 알려진 훌륭한 교수들이 많아 이 학교를 선택했다" 고 말했다.

경북포항 한동대는 신입생 중 서울지역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96.97년에는 50%에 달했고 올해도 42%나 된다.

95년 개교 때는 37%이었다.

이 대학은 올해 신입생의 80% 정도가 수능성적 3백점 이상으로 이 점수는 서울지역의 웬만한 중.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유학생들은 한달 하숙비 30만원.잡비 20여만원 등 서울유학생 못지않게 비용이 들어간다.

이들 학과가 서울지역 학생 특수를 누리는 것은 우수한 교육환경 때문이라고 학교측은 설명한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정우영 (鄭又榮.40) 교수는 "사진과 방송카메라를 함께 배울 수 있는 학과가 드문데다 교수들 대부분이 미국.프랑스등 외국에서 공부를 해 유능하다" 고 말했다.

鄭교수는 "88년 학과가 생긴 이래 대구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신문.방송사에 취업한 학생들이 50여명에 이르는 등 취업률도 높고 학교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동대 관계자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이 대학에 온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60% 정도가 우리 대학 특유의 실무위주 영어.컴퓨터 교육을 꼽았다" 고 말했다.

지난해 신설된 대경대 연극영화과에는 방송국 PD.배우 등이 겸임교수 자격으로 현장감 있는 실무교육을 하고 있다.

경산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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