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불감청 고소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19호 01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희망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정상회담 때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정치 현실에 비춰볼 때 파병 요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만 한국 정부가 (파병을) 스스로 결정해주면 모르지만…’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전 정부 때의 평화사업과 재건사업을 조금 확장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회동 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자진해서 파병해줄 것을 요청하는 발언을 했고 나는 전투병력 파병은 불가능하고 평화유지군 방식으로 파병하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초 아프간 파병 문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회담 전부터 “파병 문제는 의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 회동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완곡하게나마 아프간 파병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 아프간에 의료·공병부대 200명을 파견했다가 2007년 피랍 사태 이후 철수시켰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정쇄신 요구와 관련, ‘TV 출연 등을 통해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게 좋겠다’는 박 대표와 이 총재의 건의에 대해 “알겠다. 옳으신 지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적 쇄신론에 대해서는 “장관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국정 운영에 바람직하지 않다. 개각이 국면전환용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대해서는 “두 나라 간 합의사항이므로 무효로 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남북관계가 어렵게 되면 동맹국으로서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