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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우리말 사용 부정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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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말 사용을 잘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얼마 전 모 방송국이 주최하는 주부들의 노래경연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일을 봤다. 심사위원으로 나온 정상급의 인기가수가 심사평을 하면서 "노래 부르는 요령을 아르켜드리겠다"는 표현을 썼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아르켜'는 '가르쳐'라고 해야 맞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용하고 있는 말 중 하나가 '가르치다'와 '가리키다'인 것 같다. 두 표현은 완전히 서로 다른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예를 알게 하여주다''옳고 그름을 알도록 깨우쳐주다'라고 나와 있다. 이에 비해 '가리키다'는 '손가락으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지적하다''동작이나 말로 무엇을 지시하거나 있는 곳을 알려주다'라고 풀이돼 있다.

이처럼 뜻이 완전히 다른 말인데도 저명인사들도 방송에 나와 거리낌없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혼용하는 일이 적잖다. 방송은 전국으로 전달된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영갑.대구시 수성구 만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