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춤' 서울서 20·30일 무대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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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동방의 별' '민족의 꽃' 으로 불리며 세계적 명성을 날렸던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 (1911~?) .남쪽에서는 월북했다는 이유로, 또 북쪽에서는 60년대 숙청당하면서 양쪽에서 모두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인물이 된 비운의 천재 무용수다.

이렇게 잊혀졌던 최승희가 오늘에 이르러 다시 부활해 남과 북을 잇는 끈이 되고 있다. 아직 그 흔적이 남아있는 북한을 오가며 최승희 춤을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는 조종련계 재일교포 4세 무용수 백향주 (23) 씨가 북한 국적 예술가로서는 처음으로 29일과 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을 하는 것. 02 - 598 - 8277. 평양음악무용대학 유학 시절인 12살때 김일성 앞에서 춤을 췄던 인물이라 놀라움은 더욱 크다.

일본에 있는 백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몇년전부터 서울 공연을 준비해왔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며 "북한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져 당분간 북한에 들어가기는 힘들겠지만 결국 남과 북이 화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백씨는 이번 공연에서 최승희의 수제자로 북한 국립만수대예술단무용창작가인 인민배우 김해춘으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우조춤' 과 '초립동' '무당춤' '보살춤' 등을 무대에 올린다. 대부분 최승희의 원작에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기교를 가미한 작품들이다. 음악은 북한 국립민족예술단 관현악단이 녹음한 것을 사용한다.

백씨는 무용가인 아버지 백홍천 (51) 씨로부터 두살부터 조선민족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볼쇼이발레 일본분교에서 클래식 발레 수업을 쌓은 후 15세에 중국 국립민족대학 무용학부에 유학해 중국 전국무용콩쿠르 금메달 (91년).북경 창작무용콩쿠르 1위 (93년) 를 수상하며 일본과 중국 무용계에서 주목받았다.

정작 남과 북에서는 아직 공연을 못했지만 일본과 중국.홍콩 등지에서 지금까지 1백회 이상 초청공연을 가졌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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