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감산궤도 올랐다…64MD램 8불대로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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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제시장에서 연일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반도체의 감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전자는 1일 "다른 업체들의 감산추이를 봐 가며 6월 징검다리 휴일 (4, 6, 7일) 기간중 감산에 들어갈 수 있다" 고 발표했다. 현대전자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공휴일 감산 필요성' 을 주장하며 관련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을 때만 해도 감산에 반대했다.

또 반도체업체중 감산에 가장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던 LG반도체도 "감산과 관련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며 다소 후퇴함으로써 감산문제를 둘러싼 업체간 이견이 상당부분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협회 김치락 (金治洛)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업체간 감산합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업체마다 경영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감산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해 '감산합의'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같이 국내업체들이 감산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값이 하락해 생산비조차 못 건지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64메가D램 (8×8싱크로너스 기준) 의 경우 지난달말부터 개당 10달러선이 무너져 현물시장에서는 8달러대까지 폭락했으며 16메가D램 (4×4싱크로너스 기준) 도 IBM 등 고정거래처에 대한 공급가격마저 2달러 이하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연초와 비교해 64메가D램은 60% 이상, 16메가D램은 40% 정도 떨어진 것이다.

반도체 3사는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 초청 반도체사장단 간담회 직후 감산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논의수준에 그쳤다.

당시 현대전자와 LG반도체는 "국내 메모리업체들이 세계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지만 일본.대만업체들이 감산에 따라오지 않으면 국내업체들의 시장장악력만 떨어진다" 며 감산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이들은 국내업체의 감산이 메모리반도체 사업비중을 줄이고 있는 일본업체와 대만업체의 설비증설을 재촉해 공급과잉 현상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의 45%를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3사가 공휴일에만 감산에 들어갈 경우 전체생산량이 10% 이상 줄어들고 이에 따라 반도체값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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