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인기 더하는 이소라 새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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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 '슬픔과 분노에 관한' 이라는 새 앨범을 발표한 이소라.성인 취향 음악으로는 드물게 반응이 좋다. 높은 지명도를 감안하더라도 올들어 엉클.강산에 등이 흥행에 실패한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 이번 앨범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앨범 전체를 '슬픔' 과 '분노' 라는 주제 아래 서로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절반씩 나눠 실었고 만화가 박광수가 앨범 디자인을 맡았으며 '부활' 의 김태원이나 '시나위' 신대철이 작곡자로 참여했다는 점 등. 가장 특기할만한 점은 음악적 변화다. '슬픔' 에 실린 5곡은 현악이 강조된 클래시컬 발라드. 기존 재즈풍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반면 강렬한 기타사운드와 내뱉는 듯한 창법을 보여주는 '분노' 의 경우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올터너티브록 분위기의 '화' '방랑자' 를 2집에서 선보인 적 있는 그이지만 앨범 절반을 록에 할애한 것은 아무래도 파격적이다.

혹시 록커로의 변신을 의미하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지금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뿐이에요. 분노를 나타내려다 보니 록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된 거죠. " 이어지는 이소라의 이야기. "그동안 주로 사랑에 대해 노래해 왔어요.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사람에 대한 믿음을 많이 잃었어요. 내 자신이 차가워진 것도 느껴져요. " 듣고 보니 '왜 날 또 피해, 안 봐도 뻔해, 제발 좀 친해…' (피해의식) 같은 가사나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가 유난히 우울해진 것도 이해된다. 하지만 "많은 팬들과 만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며 공연계획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의욕 같은 것도 느껴진다.

이소라의 전국순회 공연은 5~7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매주말 전국 10개 도시에서 열린다.

02 - 733 - 9908.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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