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서적 봇물]책속에 '희망'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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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취업.창업관련 서적의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 등에 따르면 IMF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이후 출간된 취업.창업관련 서적은 취업관련 어학.문제집 등을 제외하고도 2백여종에 달하고 있다.

서점마다 창업.취업관련 특설매장이 설치돼 있고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2~3종씩 꾸준히 자리를 차지한다. 특히 올해는 취업여건이 워낙 어려워진 탓인지 취업보다 창업분야 책들이 많이 늘어났다. 분야별 특화현상도 최근의 특징이다. 한국의 소호 아이템 201가지.IP사업 컨설팅 등 인터넷과 컴퓨터를 이용한 소자본.독립창업에 관련한 책들이 많아졌고 반응도 좋은 편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예전에는 넓은 범위를 다루는 입문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분야별로 전문화된 책들이 늘었다" 며 "대부분 독자들이 자신의 관심분야에 관한 책 몇 권쯤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취업분야도 전문성을 찾아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취업분야의 서적은 각종 어학서적이나 시험종류들을 나열한 안내성 책들이 많았으나 올해에는 외국인회사 취업가이드나 면접시험 요령 등 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담거나 특정 계층을 위한 책들이 늘었다. 종로서적이 최근 집계한 '취업서적 베스트셀러10' 에도 가이드성 도서들보다 특정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 든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취업.창업관련 책들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서점 창업서적 코너에서 만난 尹모씨는 "책마다 제목만 다르고 비슷한 내용이 많다" 며 "자료들을 짜깁기 해 급조한 것처럼 비춰지는 책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고 말했다.

종로서적의 정광화 (鄭光和) 씨는 "3층 취업.창업 특설코너에는 하루종일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 책을 훑어볼 뿐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못 미친다" 며 "충실하고 전문화된 내용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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