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강대 등 대학에 주부대학생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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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 동강대 (옛 동신전문대) 광고홍보학과에 입학, 주경야독하고 있는 주부대학생 정순례 (鄭順禮.45) 씨는 요즘 말할 수 없이 가슴이 뿌듯하다.

낮에는 광주시 북구청 교통과에서 스티커 발부 및 우송 업무를 맡고 있는 鄭씨는 퇴근후 곧장 대학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20년 이상 어린 후배들과 밤10시30분까지 홍보 원리.사진 실습 등 전공에 푹 빠져든다.

鄭씨는 "가슴속에 항상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지녀왔는데 소원을 이뤘고 더군다나 적성에 맞는 학과에서 향학열을 불태울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고 말했다.

공무원이던 남편과 사별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세아들을 키우면서 향학의 꿈을 성취한 鄭씨는 앞으로 구청 문화공보실에서 일하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鄭씨는 졸업후 4년제 대학에 편입할 계획이다.

취업과 사회진출을 위해 또는 못이룬 향학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학에 진학, 캠퍼스를 누비는 만학 주부대학생이 올들어 부쩍 늘었다.

동강대의 경우 안경공학.피부미용.광고홍보.여성교양학 등 4개 학과에 1학년 주부학생만도 16명이 재학중이다.

보건전문대에도 안경광학과를 비롯해 사회복지.피부미용.식품영양.유아교육.방사선과 등 6개 학과에 입학한 주부 신입생이 15명에 달한다.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한 광주여대에는 시각디자인.의상디자인.전산정보처리.피부미용 등 실용 학과에 주부 신입생 30명이 재학중이다.

특히 이들 주부대학생의 대부분은 졸업후 사회에서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학과를 택한 게 특징이다.

전남대 인문대 행정실에서 17년째 근무하며 동강대 여성교양과에 재학중인 김종숙 (金鍾淑.36) 씨는 "직장을 그만두면 보육사와 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싶다" 고 말했다.

광주 =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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