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파업 스케치]경찰 곳곳에 '대학생 분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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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민주노총 산하 노조원 2만여명의 파업으로 27일 울산 현대자동차 등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성북구삼선동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는 파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이날 오후 파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은 태화강 집회에 이어 정리해고 철회 등을 적은 수십개의 깃발과 피켓 등을 앞세운 채 울산시가를 행진. 노조원들은 노조간부의 선창과 차량 안내방송에 따라 '정리해고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박수를 치면서 "결코 패배할 수 없다" 고 결의.

○…현대자동차는 이날 오전 박병재 (朴炳載) 사장과 정달옥 (鄭達玉) 부사장이 노조사무실에서 김광식 (金光植)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파업 철회를 요청하는 등 사태 악화방지에 안간힘. 朴사장 등은 파업의 불법성을 설명하고 "파업이 강행되면 회사피해는 물론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자제를 호소하는 한편 "파업지도부를 비롯, 관련자를 사법당국에 고소.고발하겠다" 고 강온 양면작전을 구사.

○…민주노총 사무실에는 이날 오전부터 파업이 예정대로 강행된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쇄도. 장사를 한다는 40대의 한 시민은 "주가가 계속 폭락해 300선도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는데 나라를 결딴내려고 하느냐" 고 거칠게 항의.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4시 서울역광장에서 조합원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용안정을 통한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 를 갖고 서울역지하도→상공회의소→남대문지하도→회현지하도를 거쳐 명동성당까지 행진. 경찰은 서울역 주변에 48개 중대 5천여명의 병력을 배치, 불법 시위용품 반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검문검색을 통해 한총련 학생들의 참가를 저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황선윤.고수석.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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