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 그물로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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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생태계 파괴의 주범, 황소개구리를 효과적으로 퇴치할 방법은 없을까. " 광주 고려중학교 과학교사인 정회함 (鄭會函.40) 씨가 보통 게를 잡는 통발을 응용, 개발한 통발형 그물망은 황소개구리 퇴치의 고민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구리 등 양서류가 낮에는 호수 등 물에서 활동하고 밤에는 대부분 육지로 나오는 점을 이용, 포획하도록 고안된 것이 이 그물의 특징. 그물은 개구리를 한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 해질녘에 길이 50m, 높이 1m 정도의 그물을 호수나 저수지 가장자리에 길게 설치한다.

그물망 중간중간에는 10여m 간격으로 길이 2.5m, 직경 0.9m정도의 둥그런 통발이 달려있어 한번 들어간 개구리는 나올 수 없도록 돼있다. 94년부터 황소개구리 연구에 몰두해 온 鄭교사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 끝에 올초 이 그물을 개발했으며 이달초부터 나주지역 저수지 등에서 실험을 한 결과, 통발마다 개구리 30~40마리씩을 잡는 효과를 거뒀다.

그물망은 25만원 정도로 다소 비싼 것이 흠이지만 포획효과에 비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고 鄭교사는 말했다. 96년 전국황소개구리연구센터까지 만들어 연구에 몰두해 온 鄭교사는 이미 개구리 연구로 전국과학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광주 = 구두훈 기자

〈dhk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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