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국제마임축제 27∼31일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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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5월마지막주, 춘천호반에서 벌어지는 몸짓의 축제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오는 27~31일 열리는 춘천국제마임축제는 89년 한국마임페스티벌로 출발, 95년부터 국제행사로 확대됐다.

경제난으로 공연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마임축제만큼은 해외초청공연팀을 하나 줄였을 뿐, 축제의 제맛을 온전히 보여주겠다는 자세다. 마임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미미한 현실에서도 어릿광대를 앞세운 거리공연으로 해마다 대중적인 축제분위기를 이끌어온 주최측은 '아시아적 몸짓' '한국적 몸짓' 에 대한 본격탐구를 이후 새 10년의 주제로 잡고있다.

불가리아.독일.이스라엘 등 5개국 해외초청작 중에 일본신화를 소재로한 야요이 히라노의 '우즈메' 나 몽골 바야른얌 세렌게의 공연이 주목받는 것은 그런 맥락. 한국마임협의회 유진규 회장은 "장르간 경계가 뚜렷한 서양과 달리 연극.무용.춤이 하나의 연희 속에 녹아있는 것이 동양예술의 전통" 이라고 전제하면서 "서양 마임계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이 대두한 이래, 이런 총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 설명한다.

국내작도 사다리극단의 '두 문 사이' 등 10개 본격 마임극단의 공연외에 의암호변 봉덕사에서 공연될 전통그림자극 만석중놀이, 전통1인극의 예인 심우성 공주민속극박물관장의 '결혼굿' 이 마임의 이런 의미확장에 적극 기여하는 예다.

올해는 또 국제적 마임스타 마르셀 마르소의 스승이자 현대마임의 아버지격인 에티엔느 드크루의 탄생 1백주년. 이번 축제에서 에티엔느 드크루 마임학교 출신의 박미선.남긍호와 이준혁이 그의 작품을 공연한다.

문화예술회관.시민회관.어린이회관대강당.마임의집 네 곳에서 열리는 마임공연 관람은 6천원. 그러나 이 축제는 너그럽게도 문외한을 널리 초청하는 무료행사가 푸짐하다.

특히 주말인 30일 밤10시부터 의암호변 어린이회관 야외무대에서 밤새 벌어질 '도깨비 난장' 은 젊은이를 위한, 축제의 하이라이트. 연극인 기국서가 연출하는 이 행사는 타악의 강태환, 퍼포먼스의 심철종.김동섭, 문학강연의 이외수, 록공연의 한영애.어어부밴드.황신혜밴드, 전위음악의 박미루, 판소리의 김준호.손심심 등 30명가까운 참가자의 면면 이외에는 어떤 난장판이 될지 아직 미지수다.

"배낭.파카.텐트를 꾸려오라" 는 것이 주최측의 조언. 공연.숙박문의는 0361 - 242 - 0585.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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