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연동 펀드 등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금값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 가격 연동 펀드'가 처음으로 나왔다.

대한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19일 '인베스트 골드 프리미엄 채권투자신탁'과 '삼성 GLS 펀드'를 각각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투증권의 상품은 금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올라간다. 회사측에 따르면 설정 초기와 비교해 만기 국제 금 가격이 하락하면 원금이 보존되고, 가격이 오르면 최대 14.1%까지 수익을 거두게 된다.

삼성증권의 상품은 금 가격 변동이 덜하면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 투자 기간에 국제 금 가격이 가입 당시 가격과 비교해 -8~8% 범위에 있으면 만기에 10%수준의 수익을 준다. 또 이범위를 벗어나도 -14~14% 범위에 있으면 5%가량의 수익을 지급한다. 회사측은 금 가격이 이 범위를 이탈했을 경우에도 원금은 확보된다고 설명한다.

두 펀드 모두 만기는 1년이다.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지만 만기 전에 환매할 경우 대투증권 펀드는 가입금액의 4%, 삼성증권 펀드는 환매금액의 7%를 각각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따라서 두 상품 모두 1년 안에 수시로 돈을 찾아야 하는 투자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수록 상승한다. 반면 달러 값과는 정반대로 움직여 달러화가 강해지면 금값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금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때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여겨진다. 두 회사의 홍보포인트는 상당히 다르다.

대투증권 측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만 갖고 있는 것보다 금 가격 연동 펀드 같은 실물자산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오일 쇼크 같은 실물시장의 충격으로 금융자산이 폭락하더라도 금값이 상승해 위험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측은 최근 국제 상황이 이라크 전쟁 장기화 등 금값 상승 요인과 미국 금리 인상 등 하락 요인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준자산이 되는 금 현물가격은 영국 런던귀금속시장협회가 발표하는 가격이며, 투자자들은 인터넷(www.lbma.org.uk)으로 국제 금 가격의 변동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