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00억대 갑부된 재미교포 폴 송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35세의 재미교포가 2천억원대의 갑부가 됐다' . 재미교포가 창업한 벤처기업 '아리스 (ARIS)' 가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 (6월1일자)가 선정한 '초고속성장 1백대 기업' 에 포함됐다. 한인 (韓人) 기업이 미국 유력매체가 선정하는 유망 중견기업에 뽑힌 것은 지난해 김종훈 (金鍾勳) 사장의 유리시스템스 이후 두번째의 쾌거다.

아리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폴 송 (사진) 은 매사추세츠공대 (MI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친 이민 2세. 그는 대형 소프트웨어 컨설팅회사인 오라클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황색 빌 게이츠' 의 꿈을 불태우다 아리스를 창업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게 됐다. 오라클이 한창 경영난을 겪던 90년 그는 단돈 1천달러를 밑천으로 창업해 앤덜슨 컨설턴트사 등 해당업계의 거대업체들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가 이 사업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된 계기는 목재 대기업인 와이어하우저의 주문을 따내면서부터. 제재소 운영에서 최종 종이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체공정의 관리.영업 정보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설치업무를 오라클.EDS 등 대기업들을 제치고 얻어 낸 것이다. 그는 이후 동생 (존 송) 과 대학동창이자 오라클 직장동료였던 부인 (티나 송) 을 아리스로 끌어들여 현재 동생은 대 (對) 고객훈련 프로그램을, 부인은 인사업무와 사내컴퓨터망을 담당하고 있다.

혼자 시작했던 회사가 이제는 직원 6백명의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미국내의 경쟁사 4개를 흡수합병했고 최근에는 영국의 소프트웨어 컨설팅업체 2개를 사들였다.

아리스는 지난해 여름 기업공개와 함께 증시에 상장됐다. 현재 주식가치는 3억1천1백만달러. 송회장 부부는 45%의 지분이 있어 기업을 당장 매각하더라도 약 1억4천만달러 (약 2천억원) 를 벌 수 있다.

DMG 테크놀로지그룹의 기업분석가인 웨인 시걸은 올해 아리스의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64% 성장한 9천만달러로, 순익을 36% 늘어난 7백20만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순이익, 향후 시장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미국 워싱턴주 벨레뷰에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부문 제작컨설팅 및 교육서비스회사 아리스가 4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위는 의학.생명공학연구업체인 켄덜 인터내셔널이 차지했다. 지난해 1위 유리시스템스는 올해는 3위에 올랐다.

아리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작전문업체들의 최신 소프트웨어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설치해 주고 활용법을 가르쳐 주는 업체다. 지난해 5천5백만달러의 매출에 5백3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액과 순이익 신장률이 각각 96.8%, 75.1%에 이른다.주요고객으로는 미 국세청 (IRS) 등 국가기관과 보잉.록히드 마틴 등 항공업계의 거대기업들이 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담당자들도 아리스에서 전자우편 (E메일) 교환프로그램 활용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미국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벤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dk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