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독어독문학회 22일 문화예술페스티벌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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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괴테.하이데거.카프카 그리고 헤세. 황량하고 가난한 50, 60, 70년대 우리 문화의 선망이었던 독일의 지성인들이었다. 그때 대학생들은 그들의 사상과 문학의 헤진 갈피의 책들을 자랑스레 읽으며 오늘의 우리 지성과 문화를 일궈냈다. 이제 우리 문화.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그들이 모여 독일의 문화와 예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김주연 숙명여대교수) 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예진흥원 대강당에서 독일문화예술페스티벌을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김원일 (소설가).황지우 (시인).이윤택 (연출가).황철민 (세종대교수.영화학).이원복 (만화가).김민기 (가수.작곡가) 씨등이 나서 자신이 영향받았고 여전히 우리 문화에 의미를 주고 있는 독일문화에 대해 털어놓게 된다.

독어독문학회는 현재 대학 교수등 독문학자 6백여명의 모임. 이들이 지금까지의 순수 학문적 학술발표회에서 벗어나 우리의 저명 문화.예술인들을 내세워 독일 문화의 영향력을 페스티벌 형식으로 알리려 하는데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최근 시대적 조류에 밀리고 있는 인문적 지성을 다시 한번 일반인들에게 진작시키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대학 학부제로 실용적 인기학과에 밀려 고사 (枯死) 위기에 몰린 순수 학문.지성을 지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대중을 직접 찾아나서기로 결심한 것. "재래의 연구발표회나 세미나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 순수 인문학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그 필요성을 직접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텅 빈 강의실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행사를 준비하는 김주연 회장의 말이다.

이경철 기자

〈bacch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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