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1등 따라잡기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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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1등 문준혁군의 최대 강점은 단기 집중력이다. ‘30분 공부 후 10분 휴식’이 그가 즐겨 쓰는 공부법. 하지만 공부에 우선하는 것은
목표설정이라고 말한다. 전영기 기자

공부 1등 따라잡기①
문준혁 - 휘문고 3
30분 공부후 10분간은 꼭 쉬었죠

전교 ‘1등’. 이 자리는 과연 정해진 사람만 오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라면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각 학교의 전교 1등과 수능모의고사 전국 수석을 만나 그들이 가진 장·단점을 분석하고 그처럼 되고 싶은 초·중학생들을 위해 ‘1등’으로 가는 길을 밝혀본다.

노트정리만 잘해도 성적 쑥쑥
“상위권 학생은 학교 수업에 소홀한 경우가 있는데 준혁이는 아주 성실합니다. 수업시간에 질문도 많죠. 성격도 밝은 편이라 친구들과 잘 지냅니다. 하지만 그게 단점일 때가 있어요. 친구가 문제를 물어볼 때마다 거절하지 못해 정작 자기 공부에 집중을 못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문준혁군의 담임인 이문호(33) 교사의 말이다. 문군은 올해 입시에서 특목·자사고를 뺀 일반고 중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휘문고, 3학년에서 전교1등을 달리는 학생이다. 그런 문군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칭찬 일색이다.

하지만 문군 자신은 2% 부족한 퍼즐이 있단다. 바로 ‘스펙’관리다. 올 입시부터 확대 시행될 입학사정관 전형이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그래서 요즘 없는 시간 쪼개서 틈틈이 공부에 매달리는 분야가 ‘텝스’다. “그렇다고 내신을 소홀히 할 수는 없죠. 지금은 다가올 기말고사에 집중하고 있어요. 제 성적 비결은 바로 노트정리입니다.” 문군이 말하는 1등 노트정리 노하우는 따로 없다. 수업을 들을 때나 자습을 할 때나 가리지 않고 정리한다. 수업 중에는 교과서에, 시험 준비 때는 별도로 마련한 노트에 써가면서 공부하는 것. 시험공부에는 과목당 평균 노트 2권을 쓴다.

한권은 문제에 나오는 공식이나 핵심내용을, 다른 한권에는 연습장처럼 양식 없이 아무렇게나 써가면서 공부한다.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노트 정리에는 비록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눈으로 10번에 걸쳐 외울 것을 핵심노트에 한번, 연습노트에 두어 번 다시 써 보면 머리에 쏙 들어온다.
 
중학교 땐 영어공부에 중점
문군의 1등 비법 두번째는 ‘30분 공부하고 10분 휴식하기’. 이것이 바로 휘문고 1등이 제안하는 암기과목 ‘킬링 포인트’다. 시험 범위를 30분 동안에 모두 다 훑어본다. 물론 평소에 정리해 놓은 교과서를 통해서다. 10분 휴식한 후 다시 30분 동안 훑어보며 바로 전에 놓쳤던 부분을 확인한다. 그러기를 3~4번 반복하면 외운다기 보다 책 내용이 익숙해 진다. 바로 문군이 노리는 부분이다. 범위 전체가 익숙한 사진을 보는 것처럼 느껴져 단편적인 암기보다 훨씬 잘 이해된다는 것. 중학교 때부터 몸에 들여온 공부습관이다.
 
“중 1때 전교 200등이었어요. 어느날인가 부모님께 호되게 야단을 맞은 후부터 공부를 시작했죠. 짧은 시간에 1등을 따라잡으려면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30분 공부 10분 휴식’법칙을 만들어 냈죠.” 스톱워치까지 동원해 공부습관을 들였고 암기과목뿐 아니라 국·영·수에도 자연스레 적용했다. 그리고 2년 후 중학교를 전교1등으로 졸업했다. 문군은 “중학교 때까지 영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고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단기간에 점수 올리기 가장 힘든 과목이 영어라는 점에서다.

그는 “고교에 와서 성적이 급상승한 친구들은 십중팔구 영어 도사들”이라며 “다른 학생들이 영어 공부하는 시간에 다른 공부를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저 책 읽은 기억밖에 없다는 문군은 공부에 앞서 구체적이고 확고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다시 로스쿨에 진학해 결국 검사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처럼….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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